*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나의 천축국, 나의 티벳

페이지 정보

목멘천사

본문

나의 천축국 3 / 서안나

계림을 떠난 지 여러 해 낡은 겹저고리를 언 손으로 바느질한다
산양 젖과 보리 가루로 요기하고 경전을 짊어져 타클라마칸을 넘는 길 

눈과 귀에 모래가 들어찬다 다시 제 몸을 일으키는 모래바람
나는 십육나한이 되어 오백나한을 치고 오백나한이 되어 내 한 몸을 친다 
진흙 속으로 걸어가 자색 연꽃에 멈춘
부처의 오래된 질문에 닿는다 

바람 속에 바람이 분다 
살아서는 쉽사리 달아날 수 없는 타클라마칸 
이곳은 바람의 영역 눈 녹은 물에 손을 담그면
내 몸에 설법처럼 흰 뼈들이 들어찬다 
카슈카르는 멀다

잠행이다..

++

티벳의 큰 도시 라싸..
이곳에 룸싸롱을 차리면 큰 돈을 번다는 
내 친구 고독한남자의 말 한마디에 속아
작은 백팩 하나 들고 길을 떠난지가 얼마인가

佛法이 佛法다움을 깨닫고자 계림을 떠나 천축국으로 향하던 해초의 결의로
캐나다, 알라스카의 먼길을 서스콰치가 되버린 심정으로 끝없이 걸었고
노 없는 작은 배 하나에 의지해 苦海를 건너는 俗人의 마음으로 
나침판 하나에 의지해 베링해협의 작은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고 건너
마침내 도착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다시 그곳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3등칸의 덜컹거림을 現生의 업보로 堪耐하며
키로프를 거쳐 몽골의 메마른 모래 사막을 찢어진 구두 하나만 의지하여 건너가며
마침내 완성된 고독의 완벽함과 적막속의 삶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깨닫기도 하였다.

중국 네이멍구에서는 중국속의 몽골을 보며 비로서 내가 이방인임을 느꼈고
간쑤를 지나며 높은 산들과 넓은 들 그리고 흐르는 강들이 그 근원은 하나임을 알았고
신장 위구르에 머물며 부처의 자비와 알라의 미소가 다름이 아님을 깨달음에 눈물도 흘렸고
시짱을 돌아 마침내 티벳의 대도시 라싸에 도착..
을 했는데.. 했는데..

날 기다리겠다는 고독한남자놈은 페르시아 양탄자를 미국에 수출해 돈 벌겠다고 
낙타 한마리 타고 파미르고원을 넘어 페르시아로 떠나며 남긴 편지 속에는
룸싸롱은 지랄..무슨 룸싸롱.. 자기기 잘못 생각을 했다며
티벳의 텐프로 아가씨들은 다 머리깎고 티벳승들이 되어 아가씨 구하기가 별밤에 하늘 따기라나 뭐라나..
아무튼 달포후에 돌아 올테니까 알아서 어떻게든 살아 남아 다시 만나자네.. ㅠㅠ

지금 티벳의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난 지금 티벳의 대도시 중국식 만두가게에서 만두 4개를 시켜먹고
주머니 속의 남은 돈 19불로 오늘은 어디가서 어떻게 자야하는지
煩悶(번민)과 苦惱(고뇌)가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에 오늘 하루 나의 운명을 맏겨야 할 처지다..

아뿔사!
만두 값을 안물어 보고 자그마치 4개나 시켰다
그거뿐이면 궨찮게, 날이 하도 추우니 우롱티를 3잔이나 시켜 먹었으니
만약 만두값과 우롱티값이 5불이 넘으면 난 오늘 밤은 고독한 노숙자가 되어야 할판이다.

우한폐렴.. 
갑자기 둔갑에 둔갑을 거듭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악마같은 눈동자들이
이 추운 겨울날 노숙의 운명을 거역하지 못하는 내 가엾은 작은 몸뚱이를 처다들 보고있다.

살고싶다..
살아야 한다..
죽어도 살고싶다..
죽어도 살아야 한다..


추천 5

작성일2020-01-29 19:37

장파이콜님의 댓글

장파이콜
외로운 남자가 고독한 남자를 만나러 티벳까지 갔는데 바람을 맞고
티벳의 텐프로 아가씨들은 다 머리깎고 티벳승들이 되었다.
나 오또케?
아직 해가 중천이니 거기 홈디포 앞에 가면 셀파 구하는 사람 있을 겁니다.

방가방가 목멘천사님 ^^

목멘천사님의 댓글

목멘천사
장파이콜님 오랫만입니다 ^^
안그래도 지금 홈디포 앞에 서있습니다.
셀파일은 네팔쪽에 가야 있고
여기 티벳은 라마 젖짜서 치즈 만드는 일밖에 없다고 합니다.
현재 인터넷은 유심카드를 사서 쓰고 있는지라
긴 시간 사용을 못합니다.
곧 방얻어 인턴넷이 안정 되는데로 다시 뵙겠습니다.

rainingRiver님의 댓글

rainingRiver
오, 글이 무척 깊어졌다.
영혼의 땅 티벳에서 여행자의 생각이 무르익어가는 모양이다.

목멘천사님의 댓글

목멘천사
비강님도 여전 하십니다 ㅎㅎ
다행히도 일거리가 생겼습니다
당웅에 있는 소형 비행기장에서
비행기가 뜰때까지 밀어주는 일이라고 합니다
지금 버스를 타고 당웅현으로 이동 중입니다
나중에 또 뵙겠습니다 ^^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76 질문 코인드리 장사 댓글[6] 인기글 EHOWL 2020-02-05 2626 0
1375 너도 하니 나도 한다! 라는 코리안 바베큐 현실!! 댓글[1] 인기글첨부파일 shareclue 2020-02-05 2734 0
1374 트럼프 연설문 찢어버리는 낸시 팰로시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04 2718 4
1373 춤추다 눈 맞은 커플, 소파에 나란히 앉아 결혼 75주년 자축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04 3122 0
1372 우한 여대생이 폐렴으로 죽기직전까지 남긴 글 댓글[7] 인기글 pike 2020-02-04 3020 0
1371 브라질의 흔한 몰카 방송 인기글 pike 2020-02-04 2967 0
1370 중국 확진 2만 명 돌파…“‘신종 코로나’ 고의 유포 최고 ‘사형 인기글 pike 2020-02-04 2806 0
1369 억울하다는 광주 21세기병원장 인기글 pike 2020-02-04 2539 0
1368 샌디에고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을 위한 정보입니다 인기글 wishsea1 2020-02-04 2695 0
1367 오또맘 새로운 수영복 인기글 pike 2020-02-04 4195 0
1366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한 중국의 엘리베이터 상황 인기글 pike 2020-02-04 2781 0
1365 산호제 Coronavirus 환자가 간 병원은 Good Samaritan? 인기글 pike 2020-02-04 3173 0
1364 (속보) 미국 민주당 경선 현재 1위.. 동성애자 인기글 pike 2020-02-04 2829 0
1363 유튜브 구독자 14,000,000 명 돌파 기념 김밥 만들기 인기글 pike 2020-02-04 2632 0
1362 손 씻기의 중요성 인기글 pike 2020-02-04 2753 0
1361 중국의 국민성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04 2820 0
1360 미국 첫 퇴원 30대, 확진 7일째부터 에볼라 치료제 썼다 인기글 pike 2020-02-04 2809 0
1359 민주당 아이오와 경선 중간 집계 인기글 pike 2020-02-04 2321 0
1358 온라인 신상털이 과연 범죄인가? 댓글[8] 인기글 원조다안다 2020-02-04 2838 2
1357 도로 위 망부석이 된 누더기 개 댓글[2] 인기글 pike 2020-02-04 2650 0
1356 이게 판결이냐?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04 2763 0
1355 높이제한봉 지나가기 위한 노력 인기글 pike 2020-02-04 2718 0
1354 정부,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 떠난다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04 2619 0
1353 약 없다니까 간호사들에게 바로 퉤퉤해버리는 짱깨 인기글 pike 2020-02-04 2940 0
1352 네델란드 쓰레기통 인기글 pike 2020-02-04 3078 0
1351 마스크대신 자몽, 브라자, 페트병으로,, 인기글 pike 2020-02-04 4099 0
1350 인천대교 달리던 관광버스 기사 운전 도중 쓰러져 사망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04 2760 0
1349 중간 작은 기둥을 없앤 부엌 리모델링 전후 비교 사진 인기글 pike 2020-02-04 2817 0
1348 사모예드 빗질 후 인기글 pike 2020-02-04 2723 0
1347 2차 세계 대전 당시 젊은 시절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인기글 pike 2020-02-04 2685 0
게시물 검색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