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정치가 망친 위안부 기림비

페이지 정보

산들강

본문

뉴욕=정시행 특파원
입력 2021.10.21 03:00

2021년 10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 광장에 설립된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김진덕·정경식 재단/연합뉴스

2021년 10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 광장에 설립된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김진덕·정경식 재단/연합뉴스

최근 주(駐)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 이 지역의 일본군위안부 기림비가 이슈가 됐다. 기림비가 세워진 지 4년이 넘도록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들이 한 번도 참배를 안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김영호 의원 등이 “일본이 기림비 철거 로비를 하니 공관장이 나서 막으라”고 했다. 총영사는 “공관장이 대놓고 기림비를 관리하면 외교 분쟁이 날 수 있다. 민간 주도로 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그러자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위안부는 일본 잘못인데 무슨 외교 분쟁이냐”고 호통을 쳤다. 이 의원들은 솔선수범하듯 다음 날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로 몰려갔다. 이곳은 이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윤미향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다녀간 곳이다.

이런 장면은 여당이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공식을 잘 보여준다. 바로 ‘최대한 세를 모아 일본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그다음’을 고민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한일 관계가 파탄 나면 더 좋다. 친일 매국노냐 독립 투사냐 여론을 갈라 치기해 도덕적 우위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는 현 집권 세력에 가성비 좋은 국내 정치용 비즈니스가 됐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 정치인들이 나설수록 위안부 문제의 국제적 공론화는 진전을 멈춘다.

지난 2007년 미 연방하원 의회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한국계 미국인들의 피땀어린 노력, 마이크 혼다라는 뜻있는 일본계 의원 등의 후원으로 ‘위안부 결의안’이 처음 통과됐다.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고 올바른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이 결의안에 따라 2010년 뉴저지주에 시의회 주도로 해외 첫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지고, 뉴욕·LA에도 기림비가 들어섰다.

이걸 본 한국 정치권과 한인 단체들이 기림비 건립 경쟁에 뛰어들었다. 2014년쯤부터 해외 위안부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한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소문은 현지에서도 파다했다고 한다. 미 교민과 지자체가 기림비를 세우는 데 한화 100만~200만원이 들었다면, 윤 의원이 주도한 ‘평화의 소녀상’은 운송비까지 5000만원이 넘었다. 그의 공금 횡령 의혹이 제기되기 전의 일이다.

초기 위안부 운동가들이 ‘미국 시민의 주도로, 보편적 여성 인권 문제를 제기한다’는 명분을 갖췄을 땐 일본도 어쩌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이 한일 간 외교 분쟁이 되고, 독점 단체의 윤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일본은 반격에 나섰고 미국도 주춤했다.

 바이든 정부는 외국이 미 여론과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행위에 극도의 거부감을 갖는다. 위안부 기림비는 공교롭게도 반일을 내세운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래 각국에서 건립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간신히 지난해 세워진 베를린 소녀상은 존치가 불투명하다. 아이러니 아닌가.

[이 게시물은 SFKorean님에 의해 2021-10-23 13:06:36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추천 0

작성일2021-10-23 09:59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정치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703 한미 동맹 강화 요구 종전 선언, 전작권 회수 반대 국방부 앞 기자 회견 ( 생방송 )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253 1
2702 독립 운동과 애국의 피가 흐르는 전두환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117 0
2701 대한 민국의 운명 특별 인터뷰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098 0
2700 고 전두환 대통령 삼우제 (풀영상)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137 0
2699 대구 시민들 전두환 노태우 애도 삼우제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080 0
2698 일왕에게 식민지 지배 사과를 받아낸 전두환 대통령 ( 희귀 영상 )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132 0
2697 미국의 동맹국들 대만에 잠수함 건조 기술 지원 (속보)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1-30 1179 0
2696 속보 - 러시아 군 병력 우크라이나 국경 집결 전운 고조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1-30 1145 0
2695 30 대 재미 교포 여성, 25 개국을 다니며 큰 절 올린 사연 ( 2017 ) 댓글[2] 인기글 충무공 2021-11-30 1377 0
2694 중국 공군, 북한 전투기로 위장하고 한국전쟁 참전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1-30 1237 0
2693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의 대한 민국, 전교생 전원 학도병 자원 입대 댓글[2] 인기글 충무공 2021-11-30 1236 0
2692 소수자 세세한 인권 강조하면서, 생명 달린 국군 포로는 외면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1-30 1216 0
2691 적과 마주친 전쟁터에서 사용된 백병전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088 0
2690 동남아 여성, 새마을 운동 박정희 생가 방문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231 0
2689 미 국방 장관 방한, 전작권 이양 논의 할 듯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132 0
2688 2020 트럼프 중동 평화 중재, 이스라엘-모로코 관계 정상화 결실 ( 2021 ) 댓글[1] 인기글 충무공 2021-12-01 1110 0
2687 6.25 학도의용군 영화 1976 인기글 충무공 2021-11-28 1112 0
2686 6.25 전두환 모교 대구 공고 273명 참전, 14 명 전사 (2021) 인기글 충무공 2021-11-28 1358 1
2685 6.25 학도병 참전 전두환 모교 방문 ( 2015 ) 댓글[2] 인기글 충무공 2021-11-28 1362 1
2684 전두환 에게 명패를 던지고 막말을 한 노무현 초선 의원 ( 1989 청문회 ) 인기글 충무공 2021-11-28 1451 1
2683 [김순덕의 도발]이재명은 대선도 안 치르고 입법독재부터 시작했다 댓글[3] 인기글 원조진리 2021-11-28 1672 2
2682 심상정, 이재명 잇단 교제살인 변호에 “인권변호사 내려놔야” 인기글 원조진리 2021-11-28 1651 2
2681 불안한 남자 박근혜,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희? 댓글[1] 인기글 nonSense 2021-11-28 1627 3
2680 서초 짜장선녀 댓글[1] 인기글 nonSense 2021-11-28 2480 4
2679 대선 사퇴를 응원합니다 댓글[2] 인기글 nonSense 2021-11-28 2121 4
2678 문재인 정부 여당, 종교 단체 탄압 ( 속보 ) 인기글 충무공 2021-11-14 1346 0
2677 민주정부 업고 진짜 독재하다가 바로 지 수하인에게 돼진놈이 누굴까요. 댓글[1] 인기글 시그마기호 2021-11-14 1294 0
2676 - 박정희의 재발견과 그 교훈 - 인기글 산들강 2021-11-14 1337 1
2675 박정희에 대한 평가 및 논란 인기글 산들강 2021-11-14 1135 0
2674 "공정" 조사는 더 폭발적-점명이와 재인이는 형무소로 댓글[1] 인기글 원조진리 2021-11-09 1983 3
게시물 검색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