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파 집회 깜짝 방문 尹 “늘 깨어있는 의식으로 비판·견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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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수호대 ‘깨시연’, 2년전 조국집회 장소서 尹 지지 선언
尹, 현장 깜짝 방문해 감사 인사
‘문재인 점퍼’ + 국민의힘 빨간 마스크 쓴 시민
태극기 상의 + 민주당 파란 마스크 쓴 시민 뒤섞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일 오후 1시4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선 이날 오후 3시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 벽을 깨고 유권자 단일화 선언’이 예정돼 있었다.
이 행사는 대표적인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정당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집회다. 이 장소는 2년여 전엔 이른바 ‘조국수호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깨시연당은 그 집회의 핵심 참가 단체 중 하나였다. 조국집회엔 매번 수만명이 참가했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구호를 합창하곤 했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 당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 당대표 /국회사진기자단
행사를 앞두고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빨간색 마스크를 나눠줬다. 빨간색은 국민의힘 상징색이다. 많은 참가자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주최 측은 “오늘 드레스 코드는 국민의힘과 문파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내 파란색 풍선과 빨간색 풍선에 바람을 넣어 집회 참석자에게 나눠줬다.
문재인 모자를 쓰고 윤 후보 지지 선언 집회에 참가한 문씨 /최훈민 기자
문재인 모자를 쓰고 윤 후보 지지 선언 집회에 참가한 문씨 /최훈민 기자
오후 2시 무렵부터 사람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노란색 ‘The Moon 재인’이란 문구가 새겨진 파란색 모자가 눈에 띄었다. 모자 뒤엔 세월호 열쇠고리가 달려 있었다. 이 모자의 주인공 문모(61)씨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망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게 됐다”며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한 짓은 절대로 용서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골수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국석윤(54)씨는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와 문재인 야구 점퍼를 입고 집회에 참가했다. 그는 “진영이고 뭐고 이제 없다. 말 그대로 통합 차원에서 나오게 됐다”며 “민주당이 후보 같은 후보를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난 여전히 광추 출신 민주당원이다. 그런데 나라를 일단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나라가 있어야 국민도 있다는 마음에 여기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광역시에서 집회 참가를 위해 상경한 국석윤씨가 문재인 점퍼'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마스크를 착용한채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최훈민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집회 참가를 위해 상경한 국석윤씨가 문재인 점퍼'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마스크를 착용한채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최훈민 기자
해병대 모자에 천안함 배지를 단 이모(64)씨는 태극기가 팔에 새겨진 옷을 입고 이곳에 왔다. 그는 “윤석열 응원하려고 왔다. 나라가 엉망이니까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집회는 문파 집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이랑 난 거리가 먼 사람이다. 아스팔트에서 5년 동안 싸웠다”며 “문재인이 지금도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5년 동안 아스팔트에서 싸워왔다는 이씨는 태극기가 달린 옷을 입고 문파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했다. 그런데 그는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최훈민 기자
5년 동안 아스팔트에서 싸워왔다는 이씨는 태극기가 달린 옷을 입고 문파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했다. 그런데 그는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최훈민 기자
행사가 진행 중이던 오후 3시30분쯤 윤 후보가 ‘깜짝’ 등장했다. 오후 3시 신촌에서 유세를 마친 직후 이동해온 것이었다. 이민구 깨시연당 대표는 단상에 올라 “우리가 서초에서 윤 후보에게 많은 빚을 졌다. 이제 갚을 때”라며 윤 후보를 소개했다. 군중들은 “윤석열”을 연호했다.
단상에 오른 윤 후보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연설을 한 뒤 현장을 떠났다.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서로 중간에 오해도 있었지만, 우리가 부정부패 없고 깨끗한 바른 나라 만들자는 데에 서로 같은 생각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지지로 제가 정부를 맡게 되더라도 여러분께서 늘 시민의 깨어있는 의식으로 저와 저희 정부, 우리 당을 비판하고 견제해 주시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늘 일깨워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여러분의 이 진정성 있는 지지와 격려가 제게 큰 힘이 되고, 제가 진정한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하고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이 뜻 잊지 않고, 저도 헌신하고 항상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문파' 집회에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최훈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문파' 집회에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최훈민 기자
최근 유세 현장마다 군중에게 선보인 이른바 ‘윤퍼컷’(윤석열+어퍼컷) 등 요란한 세레머니는 등장하지 않았다.
연설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인 최모(여·56)씨는”윤 후보가 올 줄 꿈에도 몰랐다. 들어 보니 아주 흔쾌히 오셨다는데 우리 기운도 많이 받으셔서 꼭 당선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원 김모(여·41)씨는 “우리 후보가 문파들에게 이처럼 환대 받을 줄 몰랐다”며 “아직도 문파와 만나면 으르렁 대지만 새로운 시대가 오면 다같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尹, 현장 깜짝 방문해 감사 인사
‘문재인 점퍼’ + 국민의힘 빨간 마스크 쓴 시민
태극기 상의 + 민주당 파란 마스크 쓴 시민 뒤섞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일 오후 1시4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선 이날 오후 3시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 벽을 깨고 유권자 단일화 선언’이 예정돼 있었다.
이 행사는 대표적인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정당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집회다. 이 장소는 2년여 전엔 이른바 ‘조국수호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깨시연당은 그 집회의 핵심 참가 단체 중 하나였다. 조국집회엔 매번 수만명이 참가했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구호를 합창하곤 했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 당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 당대표 /국회사진기자단
행사를 앞두고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빨간색 마스크를 나눠줬다. 빨간색은 국민의힘 상징색이다. 많은 참가자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주최 측은 “오늘 드레스 코드는 국민의힘과 문파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내 파란색 풍선과 빨간색 풍선에 바람을 넣어 집회 참석자에게 나눠줬다.
문재인 모자를 쓰고 윤 후보 지지 선언 집회에 참가한 문씨 /최훈민 기자
문재인 모자를 쓰고 윤 후보 지지 선언 집회에 참가한 문씨 /최훈민 기자
오후 2시 무렵부터 사람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노란색 ‘The Moon 재인’이란 문구가 새겨진 파란색 모자가 눈에 띄었다. 모자 뒤엔 세월호 열쇠고리가 달려 있었다. 이 모자의 주인공 문모(61)씨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망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게 됐다”며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한 짓은 절대로 용서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골수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국석윤(54)씨는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와 문재인 야구 점퍼를 입고 집회에 참가했다. 그는 “진영이고 뭐고 이제 없다. 말 그대로 통합 차원에서 나오게 됐다”며 “민주당이 후보 같은 후보를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난 여전히 광추 출신 민주당원이다. 그런데 나라를 일단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나라가 있어야 국민도 있다는 마음에 여기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광역시에서 집회 참가를 위해 상경한 국석윤씨가 문재인 점퍼'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마스크를 착용한채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최훈민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집회 참가를 위해 상경한 국석윤씨가 문재인 점퍼'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마스크를 착용한채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최훈민 기자
해병대 모자에 천안함 배지를 단 이모(64)씨는 태극기가 팔에 새겨진 옷을 입고 이곳에 왔다. 그는 “윤석열 응원하려고 왔다. 나라가 엉망이니까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집회는 문파 집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이랑 난 거리가 먼 사람이다. 아스팔트에서 5년 동안 싸웠다”며 “문재인이 지금도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5년 동안 아스팔트에서 싸워왔다는 이씨는 태극기가 달린 옷을 입고 문파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했다. 그런데 그는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최훈민 기자
5년 동안 아스팔트에서 싸워왔다는 이씨는 태극기가 달린 옷을 입고 문파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했다. 그런데 그는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최훈민 기자
행사가 진행 중이던 오후 3시30분쯤 윤 후보가 ‘깜짝’ 등장했다. 오후 3시 신촌에서 유세를 마친 직후 이동해온 것이었다. 이민구 깨시연당 대표는 단상에 올라 “우리가 서초에서 윤 후보에게 많은 빚을 졌다. 이제 갚을 때”라며 윤 후보를 소개했다. 군중들은 “윤석열”을 연호했다.
단상에 오른 윤 후보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연설을 한 뒤 현장을 떠났다.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서로 중간에 오해도 있었지만, 우리가 부정부패 없고 깨끗한 바른 나라 만들자는 데에 서로 같은 생각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지지로 제가 정부를 맡게 되더라도 여러분께서 늘 시민의 깨어있는 의식으로 저와 저희 정부, 우리 당을 비판하고 견제해 주시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늘 일깨워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여러분의 이 진정성 있는 지지와 격려가 제게 큰 힘이 되고, 제가 진정한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하고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이 뜻 잊지 않고, 저도 헌신하고 항상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문파' 집회에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최훈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문파' 집회에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최훈민 기자
최근 유세 현장마다 군중에게 선보인 이른바 ‘윤퍼컷’(윤석열+어퍼컷) 등 요란한 세레머니는 등장하지 않았다.
연설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인 최모(여·56)씨는”윤 후보가 올 줄 꿈에도 몰랐다. 들어 보니 아주 흔쾌히 오셨다는데 우리 기운도 많이 받으셔서 꼭 당선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원 김모(여·41)씨는 “우리 후보가 문파들에게 이처럼 환대 받을 줄 몰랐다”며 “아직도 문파와 만나면 으르렁 대지만 새로운 시대가 오면 다같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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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3-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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