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 606호 주사 맞고 쇼크사, 한국 정부가 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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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에 음양이 있듯이 역사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항상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어두운 면을 감추고 밝은 면만 드러낸다고 해서 역사의 어두운 면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없어질 수도 없다. 일본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위안부 문제 등 어두운 과거사를 부인하거나 숨기려고만 한다. 반면 독일은 과거 홀로코스트 같은 어두운 역사를 감추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 그리고 그런 어두운 역사를 미래 세대를 위해 남기고 드러내며 교육한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아래 '연대') 공동대표 안김정애 박사는 우리가 일본처럼 어두운 역사를 감추거나 부인하지 말고 독일처럼 드러내고 남기며 피해자들에게는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어두운 역사라고 해서 우리가 그 어두운 역사를 무시하거나 감추면 그 어두운 역사는 언젠가는 다시 반복된다. 그래서 '동두천시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안김정애 박사에게 지금 왜 이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지 그 사연을 들어봤다. 다음은 지난 21일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이 판결 후 정부가 피해 여성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했나?
"안 했다. 국가가 사과하라는 공식 요청에도 청와대나 법무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 지난 2020년 통과된 경기도 조례, '경기도 기지촌여성 지원조례'에 따라 현재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제외한 소수가 월 10만 원의 생활지원금을 경기도로부터 받는 게 전부다. 국회는 19대 때부터 '연대'가 제시한 법안을 상정하고 있으나 심의조차 이루어지고 않고 회기 만료로 연속 폐기된 상태다."
여성 생명에 치명적 위협 가한 악명 높은 수용소"
- 지난 1973년 설립돼 1996년에 폐쇄되기까지 수많은 미군 위안부 여성들이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거쳐 갔다. 생존 여성들이 동두천 성병관리소에서 겪었던 일들 중 끔찍했던 사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낙검자 수용소로 불리는 동두천 성병관리소의 반인권적·폭력적인 실태는 국가배상소송에서도 중요한 쟁점이었다. 특히 지자체 중 한국전쟁 발발 이후 가장 많은 미군 기지촌이 있는 경기도의 경우 총 6개 지역에 낙검자 수용소를 운영했는데, 그 중에서도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는 과거 미군 위안부 불법 강제 감금, 페니실린 과다 투약 등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미군 위안부 여성들의 생명에 치명적 위협을 가한 수용소로 악명이 높았다.
피해 생존 여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곳에 감금되면 미군이 제공한 페니실린 606호를 과도하게 맞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팔다리를 부르르 떨며 쇼크사 하는 동료를 지켜보기도 했다. 1주일 후 재검진해서 퇴원 여부를 결정했는데, 검진 결과가 안 좋으면 다시 무기한 감금되어 페니실린 606호를 맞아야 했는데, 당시 담당 의사도 '치사량이 될 수도 있었는데 피검진 여성들에게 일반 투약의 10배 이상을 투약하도록 위에서 지시했다'는 증언을 법정에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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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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